봉인을 풀며
약 3억 년 전, 지금의 프랑스 중부. 습지 숲 위로 날개를 편 길이가 어른 팔 길이만 한 곤충이 낮게 미끄러지듯 날아갑니다. 아직 하늘에는 새도, 박쥐도 없습니다.
정체
메가네우라. 석탄기·페름기 하늘을 날던 거대 잠자리 무리('그리펜플라이'라고도 부름)에 속합니다. 프랑스 국립자연사박물관(MNHN) 연구자들에 따르면 몸길이는 40cm 가까이, 날개를 편 길이는 약 70cm로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큰 곤충 가운데 하나입니다. 기네스 세계기록도 화석 날개를 근거로 날개 편 길이를 최대 70cm로 봅니다.
기록
화석은 프랑스 중부의 옛 탄광 마을 코망트리에서 나왔고, 지금 이 마을의 상징이 됐습니다. 이렇게 큰 곤충이 날 수 있었던 까닭으로 가장 자주 꼽히는 것은 산소입니다. 곤충은 몸에 뚫린 가는 관으로 숨을 쉬기 때문에 몸이 클수록 산소가 많이 필요한데, 당시 공기에는 산소가 지금보다 훨씬 많았던 것으로 봅니다(Harrison 외 2010). 1만 500개가 넘는 곤충 날개 화석을 분석한 2012년 연구는 곤충의 최대 크기가 처음 약 1억 5천만 년 동안 산소 농도를 따라 오르내렸지만, 새가 등장해 하늘의 사냥꾼이 된 뒤로는 산소와 상관없이 작아졌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은 파리 국립자연사박물관에 있는 메가네우라 화석입니다.
저는 거대 곤충의 시대를 끝낸 것이 산소가 아니라 '새'였을지 모른다는 연구가 가장 흥미로웠습니다.큐레이터 암모나이트의 노트
출처
- The Conversation — Are the Paleozoic era's giant dragonflies still among us? (Garrouste·Nel, 프랑스 국립자연사박물관)
- 기네스 세계기록 — Largest prehistoric insect
- Harrison 외 (2010) Atmospheric oxygen level and the evolution of insect body size — Proc. R. Soc. B 277:1937
- Clapham & Karr (2012) Environmental and biotic controls on the evolution and ecology of insects — PNAS
- 사진: Gaëlle Doitteau·Sandra Daillie (프랑스 국립자연사박물관) / Wikimedia Commons (CC BY 4.0) —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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