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인을 풀며
약 9,500만 년 전, 지금의 북아프리카. 커다란 강가에 등에 돛을 단 거대한 공룡이 서 있습니다. 긴 주둥이를 물속에 담그고 물고기를 노립니다. 이 공룡은 헤엄을 쳤을까요, 아니면 물가에 서서 기다렸을까요?
정체
스피노사우루스. 등에 높은 돛을 단 육식 공룡으로, 악어처럼 긴 주둥이로 물고기를 잡아먹은 것으로 봅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따르면 독일 고생물학자 에른스트 슈트로머가 1910~1914년 이집트 탐사에서 찾은 화석으로 이름을 붙였지만, 이 화석은 독일 뮌헨 박물관에 있다가 1944년 2차 세계대전 폭격으로 사라졌습니다.
기록
2018년 니자르 이브라힘 연구팀은 모로코 남동부 켐켐 지층에서 한 마리의 것으로 보이는 꼬리뼈 30여 개를 찾아냈습니다. 꼬리뼈 위아래로 긴 뼈 가지가 뻗어 꼬리 전체가 노처럼 넓적했습니다. 연구팀은 꼬리 모형을 로봇에 달아 물속에서 흔들어 봤고, 이 꼬리가 육지 공룡의 꼬리보다 8배 넘는 추진력을 낸다며 '헤엄치는 공룡'의 첫 확실한 증거라고 발표했습니다(2020, 네이처). 하지만 2022년 폴 세레노 연구팀은 CT로 만든 골격에 살과 공기주머니를 더한 모형을 시험해, 스피노사우루스가 물에서는 초속 1m도 안 되는 느린 속도로 수면에 뜨는 몸이어서 잠수하기 어렵고, 땅에서는 두 발로 걸었으며 내륙 깊이에서도 화석이 나온다고 반박했습니다. 이들은 스피노사우루스를 '물가를 오가는 두 발 매복 사냥꾼'으로 봅니다. 논쟁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그림은 물고기를 문 스피노사우루스 복원도입니다.
저는 같은 뼈를 보고도 '헤엄쳤다'와 '걸었다'로 갈리는 과학자들의 논쟁이, 공룡이 아직 다 밝혀지지 않았다는 증거 같아 설렜습니다.큐레이터 암모나이트의 노트
출처
- National Geographic (2020) — Bizarre Spinosaurus makes history as first known swimming dinosaur
- Ibrahim 외 (2020) Tail-propelled aquatic locomotion in a theropod dinosaur — Nature 581:67
- Sereno 외 (2022) Spinosaurus is not an aquatic dinosaur — eLife 11:e80092
- 사진: Brondon Bobah / Wikimedia Commons (CC BY 4.0) —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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