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인을 풀며
1991년 9월,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국경의 알프스 빙하. 산을 오르던 독일인 부부가 녹은 얼음 위로 드러난 사람의 몸을 발견합니다.
정체
외치. 발견된 외츠탈 알프스의 이름을 따 붙인 별명으로, '아이스맨'이라고도 부릅니다. 약 5,300년 전, 지금의 이탈리아 남티롤 티젠요흐 고개를 넘다 숨진 남자로, 빙하 속에서 자연스럽게 미라가 됐습니다. 1998년부터 이탈리아 볼차노의 남티롤 고고학 박물관에 보존·전시되어 있습니다.
기록
외치의 왼쪽 어깨에는 화살촉이 박혀 있었고 다른 상처들도 있어, 연구자들은 그가 살해됐다고 봅니다. 5,300년 전의 살인 사건인 셈입니다. 2023년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와 이탈리아 유라크 연구소 연구팀은 「셀 지노믹스」에 외치의 유전체를 새 기술로 다시 읽은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외치는 그동안 생각했던 것보다 피부가 훨씬 짙었고, 머리가 많이 빠졌거나 대머리였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또 같은 시대 유럽인들보다 아나톨리아(지금의 튀르키예)에서 온 초기 농경민의 유전자 비율이 유난히 높았습니다. 2012년 분석에서 나왔던 초원 유목민 계통은 현대인의 DNA가 섞인 오염 때문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은 외치가 발견된 외츠탈 알프스의 빙하입니다.
저는 30년 넘게 연구된 미라의 얼굴이 2023년에야 '피부가 짙은 대머리 남자'로 바뀌었다는 점이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과학은 오래된 사람도 새로 만나게 해 줍니다.큐레이터 암모나이트의 노트
출처
- 남티롤 고고학 박물관 — Ötzi the Iceman
- Wang, K. 외 (2023). High-coverage genome of the Tyrolean Iceman reveals unusually high Anatolian farmer ancestry. Cell Genomics 3: 100377
- 막스플랑크협회 보도자료 (2023.8) — Ötzi: dark skin, bald head, Anatolian ancestry
- 사진: Tiia Monto /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 원본
다음 봉인
10월 22일 해제- 다리를 펴면 3.7m
- 일본 근해의 깊은 바다
- '100년을 산다'는 말 — 판정 대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