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인을 풀며
중국 서쪽 타클라마칸 사막의 모래 언덕. 나무 관을 열자, 붉은 갈색 머리카락이 그대로 남은 여성이 잠든 듯 누워 있습니다. 4,000년 전 사람입니다.
정체
타림 분지 미라.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타림 분지의 사막에서 발견된 미라들로, 아주 건조한 사막 덕분에 피부와 머리카락, 옷까지 남았습니다. 그중 샤오허 묘지 등에서 나온 미라들은 약 4,000년 전(기원전 2100~1700년 무렵)의 사람들입니다.
기록
펠트 모자와 모직 옷, 서양인을 닮았다는 생김새 때문에 이들은 오랫동안 먼 서쪽 초원이나 중앙아시아에서 건너온 이주민으로 여겨졌습니다. 2021년 중국 지린대,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서울대(정충원 교수)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네이처」에 이 지역 미라 13구의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결과는 예상 밖이었습니다. 이들은 다른 곳에서 온 이주민이 아니라 그 지역에 오래 뿌리내린 토착 집단이었고, 주변 집단과 섞인 흔적도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샤오허 사람들의 치석에서는 가축의 젖 단백질이 나와, 처음부터 젖을 먹는 목축 생활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연구팀은 이들을 '유전적으로는 고립됐지만, 문화적으로는 열린 사람들'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사진은 샤오허 묘지에서 나온 여성 미라입니다.
저는 'DNA는 고립, 문화는 개방'이라는 결론이 가장 기묘했습니다. 4,000년 전 사막 한가운데서도 사람들은 바깥의 생활 방식을 받아들이고 있었던 셈입니다.큐레이터 암모나이트의 노트
출처
- Zhang, F. 외 (2021). The genomic origins of the Bronze Age Tarim Basin mummies. Nature 599: 256–261
- Popular Archaeology (막스플랑크 연구소 보도자료) — The surprising origins of the Tarim Basin mummies
- 사진: Chunxiang Li 외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 원본
다음 봉인
10월 22일 해제- 다리를 펴면 3.7m
- 일본 근해의 깊은 바다
- '100년을 산다'는 말 — 판정 대상






